2024. 04. 20.

감탄한 믿음의 가문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5.05.03. 17:33:02 글쓴이IP: 121.175.24.28

경이로움은 내가 이곳을 떠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별안간 여러 이유, 일차적으로 목사님과 교회를 꽤 가까이서 교제하고 지켜볼 수 있었다. 그래서 원했던 많은 것들을 보고 들었다. 그리고 풍문으로만 듣고 유튜브를 통해 본 것 까지 포함 궁금했던 어려운 마을의 실태를 꽤 실감 있게 보고 들었다. 셋째는 나와 우리교회가 뭘 해야 할지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았다. 역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더 기다리고 복음 증거의 열정과 꿈을 탄탄히 해야 하는 것을 확인했다. 넷째는 최근의 지진으로도 알려진 네팔을 비롯하여 북부 인도를 다녀보고자 했던 계획을 일찌감치 포기함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아 졌다. 외에 이런저런 사연이 겹쳐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는 생각이 들어 먼저 목사님 어머님 댁을 찾았다. 인사를 드리고 감이 옳다는 생각은 당연지사 몇 번의 짧은 방문을 통해 어머니의 경건함과 영적 힘을 사모하는 마음도 있었다. 집 앞에 멈추자 제법 큰소리가 들리는데 모르긴 하나 기도소리였다. 이렇게 늦은 월요일 저녁에 웬 모임이 있어 기도소리가....? 하며 들어서니 꽤 나이든 할머니가 무릎을 끊고 열심히 혼자 기도를 하고 있었다. 곁에는 목사님의 어머니가 앉아 계시고... 그 기도하던 이는 80은 족히 넘어 보이는 할머니였지만 그야말로 엄청난 힘이 있었다. 여간 큰 힘이 아니었다. 목소리는 크고 음성도 분명했다. 목사님의 어머니 동생이었으니 이모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제일 큰 교회에서 1,000명이 더되는 교회의 목사님이 아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다. 처음 이 댁을 들렀을 때 처음 뵙는 어머님으로부터 굉장한 영력을 느꼈다. 무슨 얘기를 나눈 것도 아니었으나 한눈에 그랬다. 곧 듣고 보니 아들딸, 며느리, 사위 대부분이 목사 장로였다. 그러려니 정도가 아니었다. 힌두사회에서 사는 것도 괜찮고 정말 영권이 느껴지는 믿음의 집안이었다.
어느 주일 오후로 기억한다. 전도모임이 있다하여 따라나셨더니 가는 길에 큰 쌀집을 들러 봉지봉지 쌀을 담은 것이 족히 몇 가마는 되었다. 또 야채 시장을 경유 어느 가게를 들러 야채를 잔뜩 샀다. 그리곤 한 마을 제법 넓은 곳에 큰 텐트를 쳐놓고 전도모임을 하는데 오늘이 목사님의 선친 생신이어서 그 아버지를 기념하여 형제들이 힘을 모아 준비했다는 는 것이었다. 예배를 드린 후 이들에게 준비해둔 쌀과 야채를 나눠주었다. 세 곳에서 같은 식의 모임이 있었다. 한 마을은 틀림없이 내가 다 잘 알지 못하나 모인사람들이 나환자 같았다.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하여 계속 지켜보는데 아예 손이 뭉텅했다. 그리고 보니 그 뒤 사람도 그랬다. 받은 것을 대충 껴안고 가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경험하는 두 번째 큰 충격이요 감동이었으며 도전이었다. 야!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바로 이거 다고도 생각했다. 그리 오래전도 아니다. 일전 ‘가정교회’ 란 제목의 수상이 바로 이것이었다. 야곱의 12아들이 12지파의 수장이 되고 결국 이들이 이스라엘 선택된 민족을 이루고 이 민족이 만국을 다스리고 복의 근원이 되는 구도다. 아직도 최대한 중세적 복장을 유지하는 퀘이크교도나 아미교도들이 그렇다. 그들은 시대를 본받지 않고 남들이 뭐라든 중세복장을 하고 농사를 지으며 공동생활을 하고 신앙생활을 중심으로 교회가 가정인 형태를 꾸미고 있다. 시대를 거스리는 괴기함이 옳다는 것도 문명을 거부함이 꼭 옳다는 것도 아니다. 이들이 가지는 신앙의 확신과 타협하지 않는 경건함과 그러면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영향력과 감동들이다. 목사님의 선친은 병원에서 X-Ray기사(그렇게 들었는데 워낙 잘못 들은 것이 많아 틀렸을 수도 있다.)로 있으며 한적한 마을 오토바이로 뜨거운 길을 달리며 형편없는 전통가옥에 기거하면서 집집이 전도를 했단다. 그 마을은 거의 전부가 교인이다. 그가 기초가 된 교회도 세워져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그 공로를 기려 그의 이름을 딴 길을 만들었다. 나도 그 푯말 앞에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예배에 참석한 분들 중 고령의 어른들은 그분의 수고와 사랑과 정열을 기억하고 증언해주었다. 예수 믿고 구원 받자는 소식에 눈을 뜬 젊은이가 그 열정 그대로 그 복음을 위하여 수고하고 그 모습을 보고 자란 자녀들이 복을 받고 본받아 주의 종이 되고 한 크고 귀한 믿음의 가문을 이루어 선친의 뜻을 이어가고 있었다. 교회는 예배당이 아니다. 예배당은 예배를 보는 장소다. 교회는 예수그리스도를 구주롤 고백하는 나와 너의 만남이다. 여기서 예배가 이뤄지고 주의 일이 진행된다. 그리고도 얼마든지 더 갖춰진 큰 꿈과 뜻을 가진 변형의 버전이 가능한 교회가 되기도 한다. 엄청 유연하면서도 결속력이 뛰어난 신앙과 피와 살과 삶이 함께 하는 가족공동체다. 사도행전 2장이 보여주는 초대교회 변형 버전이다.
큰 감동이 밀려왔다. 밀려오는 깨달음과 도전과 힌트가 며칠 동안 계속 되었다. 내 형제자매들도 비슷한 일을 하고 싶었다. 더 큰 일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다. 형태는 얼마든지 유연하게 찾아 갈 수 있다. 정말 진정한 교인이 무엇이며 주를 위해 산다 는 것은 무엇이며 그들의 자녀로서 뭘 할 수 있는지를 계속 생각했다. 우리 성도들에게도 같은 도전을 던진다. 우리도 주를 위해 나 영혼을 위해 받은 은혜에 감사하여 진정한 교회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이다. 대단한 목격이었다. 글. 이동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