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17.

인도는 정말 흥미로운 나라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5.04.13. 15:42:17 글쓴이IP: 121.175.24.38

인도는 우리나라와 같이 단일 민족, 단일 언어를 쓰는 나라가 아니다. 무지 인구가 많고 다양한 언어와 종교 문화가 합법적으로 혼재되어 있는 엄청 큰 나라다. 공용어만 해도 16개가 되다보니 힌두어와 영어를 공식적으로 같이 쓴다. 대학이상은 영어를 꼭 사용해야한다. 어느 날 ‘왜 이렇게 경제발전이 늦었을까’ 물었더니 언어가 서로 다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기 주 언어가 최고라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잠시 흥미로 보았던 관광객들의 여행리뷰는 거의 엉터리이거나 많이 사실과 다르다. 심지어 유학이나 주재원이나 다른 이유로 장기체류한 사람들의 관점도 그렇다. 큰 나라에서 자기가 머물렀던 공간의 제한된 이야기를 한다.
인도의 상수도사정이 대단히 안 좋다(?) 그러나 뭐가 안 좋다는 말인지 아직 제대로 파악이 안 되었다. 수도관에서 공급되는 물이 똑같지 왜 다른지 모르겠다. 아마 전국망은커녕 지자체별로 다르고 마을마다 실력껏 공급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어제도 한 어려운 가정에서 예배가 있었다. 정말 검은 진주같이 예쁜 젊은 집사의 손은 마당쇠 저리가라 정도다. 어찌나 경건한지 어린 시절부터 얼마나 버림받고 살다 예수 소식 듣고 뛰쳐나왔을까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집사다. 예배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뛸 정도다. 그에게 복음은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그 어려운 가정이 나를 위해 저녁을 준비했다. 인도특유의 작은 물 항아리를 주길래 마셨더니 곁에 있던 사모님이 호들갑을 떨며 말린다. 손만 씻으라 했다. 당장에 피똥이라도 쌀 것 같이 하여 약간 걸리지만 괜찮다 했더니 내가 배탈 나면 자기가 안 된다며 말렸다. 심지어 관광객들의 여행 리뷰에는 양치질도 수돗물 사용하지 말라하고 길거리 생수도 못 믿으니 큰 슈퍼 유명 브랜드만 사용할 것을 권하지만 지나친 과장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는 맞다. 양치를 위해 받아둔 물 컵에 흙이 제법 깔려있었던 적이 여러 번이었다. 그때마다 마가복음 16장의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함이 없으며’를 상기했다. 여태 멀쩡하다.
한국보다 소박하고 고기 없고 식기가 정말 투박하고 -살기가 어려우니 그렇겠지- 간단한 것 말고는 먹을만하다. 벌써 많이 익숙해졌다. 선교차원의 방문이다 보니 여러 마을 여러 집들을 다녀보았다. 제법 잘 사는 집도 화려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꾀죄죄하고 조잡하고 세련되지 못하다. 무엇보다 세련되거나 깨끗한 것 하고는 거리가 멀다. 한국도 다녀온 적이 있는 한 교수가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꽤 큰 변화인가 보였다. '당신 보기에 나이스 한가' 할 말이 없었다. 나이스 하지 않아서 뭐라 대답할 줄을 몰랐다. 우리 수준에서는 전혀 나이스 하지 않았다. 한국은 이미 너무 먹고 자고 입고하는 것이 화려해져서 나는 이를 죄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승강기는 공사장 리프트 수준이어서 난 떨어질까 겁이 났고 어디 하나 세련되지 않았다. 집만 좀 커졌다. 문화와 전반적인 경제수준의 차다.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어려운 줄 모르고 잘 자라고 웃고 즐겁고 행복하게 지냈던 것과 똑같다. 얼마나 더 디럭스하고 깨끗한지를 모르면 그 자체로 깨끗하고 화려하고 잘 사는 것 같고 갖춘 줄 알고 산다. 전혀 나무랄 이유 없다. 사람은 모두 이렇게 사는 것 같다. 불편을 많이 못 느낀다. 원래 그러려니 알고 그보다 조금 나아지면 나아졌다고 대견해한다. 우리역시 다르지 않다. 유럽이나 미국의 잘 사는 성도의 가정을 가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이렇게 살 필요가 있을까 싶도록 잘 사는 이들이 흔하다. 그렇다고 번 돈을 그냥 버릴 수도 없지 않는가. 차가 집 가까이 다가오면 주차장 문이 저절로 열리고 온 집은 환기를 한다. 가구 정말 멋있다. 비싼 그림들이 화려하게 걸려있다. 실내에서 신발을 신고 다닌다. 실내에서 신발 신는다고 흉보겠지만 미안한 말씀! 어디나 흙이 없으니 먼지가 없다. 나무가 많아 공기는 맑고 쾌적하다. 인도를 바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저들은 저들만큼의 행복을 느끼며 잘 살아간다. 서로 다른 문화와 경제와 환경까지를 이해해야 정말 가까이 갈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다. 종교도 그렇다.
인도는 힌두교의 나라다. 힌두교는 우리와 가까운 불교의 근원이다. 부다가 인도사람이고 윤회니 업보니 화장이니 선을 쌓는 것도 힌두교에서 왔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간혹 볼 수 있는 두건을 쓴 지아나교도 인도산이다. 신자수가 수억이다. 부활절을 앞둔 수난일에 참석한 성도의 수가 결코 주일에 모자라지 않길래 학교는 직장은 하고 물었더니 자유라 한다. 기독교가 5%정도 된다는 여기 타밀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역에서 휴일은 아니지만 결근 결석으로 치지 않는다 했다. 그러니 타종교의 입장에서 박해를 한다고 인정하겠는가. 시골에서는 심한 박해가 있기도 하다. 이른 아침부터 교회는 교회대로 사원은 사원대로 마음껏 큰 소리로 자기 음악을 털어놓고 메시지를 보낸다. 참 흥미로운 나라다. 신을 섬기는 일에 탁월하다. 온 천지가 신이니까. 이른 아침 집집이 비질을 하고 물을 부어 집의 출입구를 청소하고는 뭔가를 그린다. 얼마나 오랜 세월 반복해왔는지 귀신같이 그려간다. 우상이다. 어린 꼬마도 사정없이 머리를 들이대며 패스토(목사님)한다. 안수해 달라는 것이다. 내가 웃긴다고 뒷통수를 때리며 됐다고 한 적도 자주 있었다. 힌두교의 사원에서 어려서 부터 배운 것이다. 바로 가르쳐 주고 싶었다. 우리 하나님은 산제사를 원하신다고 일러 주고 싶었다.
금주부터는 청년회와 학생회를 별도 만들어 토요일에 모이기로 했다. 여기 중학생들은 영어를 꽤 한다. 이들과의 대화를 기대한다. 할 수만 있으면 추후 한국에 돌아가 내가 영어 공과를 만들어 보내볼까 한다. 다시 이런 저런 일들로 가득찬 한 주간이 지났다. 많은 자리 많은 사람을 만나며 마태복음 28장을 실천하며 마가복음 16장을 실천하려 한다. 우리 교회 성도 모두가 주의 말씀에 순종하려는 길을 찾고 있다. 글. 이동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