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7.

누가 이들을 불가촉천민이라 하는가.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5.03.27. 13:12:09 글쓴이IP: 220.92.9.110

늘 그렇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오래전 유럽을 가족들이 여러 곳 다니며 유럽의 중세문명을 보며 정말 놀랐다. 왜 이렇게 늦게 왔을까싶도록 눈으로 보는 모든 것 귀로 듣는 모든 것이 배움이었으며 깨달음이었다. 마침 독일에서 오래 공부 후 학위를 마친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이목사가 유럽의 역사를 알아서 많이 보인다.’ 는 얘기를 했다. 그러며 겉모양만 보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다시 찾은 마음의 고향 인도는 이전과 달리 며칠 사이에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처음 방문도 흥미로웠으나 일단 너무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무질서해서 내가 힘들었다. 굳이 채식을 싫어하는 것도 육식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지독한 향의 고유음식과 고기 한 점 없는 식단에 며칠사이 기력을 많이 잃었다. 유이하게 적당히 덜 깨끗한 인근호텔 수영장에서의 수영이 몸과 마음을 다소 진정시켰다. 그러나 마음가짐이 달라서일까. 수년 사이 큰 변화가 있었을 것 같지 않은 길거리도 적당히 지저분하게 보였고 소음도 무질서도 길거리의 정신 못 차릴 동물 똥 사람 똥 그냥 그렇게 지켜볼 만 했다. 사랑과 이해의 눈으로 보여 진다고나 해야 할까....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비슷하다지만 인도사람들은 보다 선한 것 같다. 그 숱한 동물 짐승들을 먹을거리로만 보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 특별히 그 뜨거운 곳에서 온 천지에 신선한 먹을 게 있구나 하지 싶다. 여기는 사람과 짐승이 공존한다. 밤이 되면 길거리에 밟힐 정도로 주무신다. 고양이도 널렸고 주인 있는 염소와 소들은 일단 철수했다 아침이 되면 다시 산보하러 나올게다. 이들에게 꼭 종교적 계율만이 아니라 공존의 대상인 것이다. 마침 조엘 목사님과 이웃의 가난한 마을의 저녁모임에 갔다. 이들에게 가난한 마을은 소위 불가촉천민마을이다. 일종의 따로 구별된 게토다. 현재 인도인구가 12억이라 하니 15%가량 된다하니 2억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도대체 신이 어떻게 했다는 말인지 신이 포기한 사람들이다. 오해 하지 마시라. 못된 지배자들의 지배논리 착취논리다. 악한 자들의 꾀다.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이곳은 매일저녁 구역예배 비슷한 모임이 있다. 오늘 가난한 마을을 가게 되었다. 영문도 모른 채 정상적인 삶을 거부당한 채 나이만큼 살았고 나이만큼 알고 있는 것이다. 두고두고 깨끗하고 정상적인 삶을 거부당한 아픔을 알겠는가. 얼마든지 세상에 실망하고 원망하고 저주하고 포기하고 이 개떡 같은 세상 불이라도 질러버릴 수 있는 아이들이다. 그러나 이곳의 아이들에게는 그런 어둠이 없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자신감과 행복 용기와 천진함이 살아있었다. 순간 어린 아이들에 둘러싸여 주님의 얼굴 주님의 웃음소리 주님의 기쁨을 보았다. 왜 그리스도인이 나서야하는지 선명하게 답이 보였다. 키 작은 초노의 파스토 (목사님)가 뭐가 그리 좋을까. 난리가 났었다. 안수를 받으려 자기들끼리 줄을 세우고 악수를 청하고 좋아 둥둥 끌어안았다. 그래서 체면 차릴 겨를 없이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여기 목사님 집에는 인터넷이 없다 비싸서다. 아침식사시간 내가 미안했다. 혹 내 눈치 볼까. 먹을 게 없었다. 접시도 그릇도 나 때문에 찾기 어려운 작은 중국산 새 냉장고가 들어왔다. 우리네 환경과는 하늘과 땅차이다. 작년 위성발사에 성공한 인도의 목사님이 이 정도니 달릿들은 어느 정도겠는가. 고대 사회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너무도 행복한 사명을 느낀 밤이다. 우리 성도들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