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4.

엄정하신 분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5.03.08. 17:33:09 글쓴이IP: 220.84.72.61

승부를 판가름하는 운동경기를 현장에서 관장하는 심판의 최고 최대의 덕목은 무엇보다도 엄정이다. 심판이 ‘그 사람 참 마음씨 좋다’는 말을 들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자격미달이다. 비슷한 사례가 주위에 많다. 경찰은 수사에 엄격하고 엄정해야 한다. 자신이 갖는 최고 수준의 정보와 실력으로 수사에 임해야 한다. 그 이상은 기소권을 가진 검사의 몫이다. 검사는 한국의 경우 기소독점권자로서 경찰 그 이상의 법적 위상과 책임으로 적당량의 형을 소견으로 기소여부를 가려야한다. 그 다음은 판사의 몫이다. 죄의 유무는 물론 형량까지를 결정하는 판사는 정말 대단한 위치다. 사람의 신분으로 인간의 생사여탈을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판사다. 이전 왕만이 가졌던 생사여탈권을 삼권이 분립되면서 사법부의 몫이 되었다. 그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정해진 법과 양심을 따라 형을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받았다. 신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의 사람인 셈이다. 혹 하는 마음으로 오심을 염려 3심제로 그 이상 또 그 이상의 파단을 받을 수는 있으나 각심의 기본 권한은 오직 해당 판사에게만 있다. 검사는 국가를 대신하여 피해자의 입장에서 처벌을 구하는 것이고 변호사는 보수를 받고 법적으로 의뢰인의 입장에서 ‘선처를 부탁합니다’ 는 것이지 형의 최종결정은 판사의 몫이다. 그 판사는 천성이든 뭐든 물러 터져서는 안 된다. 주어진 법과 양심에 따라 최대한 최대한 엄격하고 엄정해야 한다. 선처를 베풀어야 할 때조차도 법에 준해야 하고 상당한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중요한 시험의 감독관으로 들어온 이가 수험생들이 부정행위를 하도록 직분에 충실하지 않고 딴전이나 피우다 나가면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중대한 불찰이다. 감독관의 불찰이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한 불공정 경쟁을 야기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이 ‘나도 예수 믿고 살아야겠다’ 확신이 든 것이 정확히 표현하면 교회가 전하는 말에 전혀 의심이 들지 않았던 것은 정말 신기했다. 지금은 아예 믿고 살아 버릇하여 의심하기를 잊어 버렸지만 정말 그 때는 한정 없이 까다로운 내가 그 엄청난 이야기들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는 사실 자체가 놀라왔다. 어렸으나 의심 없이 믿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그 믿음이 참으로 신기했던 시절이었다. 그 신기함의 오랜 세월 중에 으뜸으로 가슴에 다가오는 것이 있었다. 그것으로 그 분을 믿고 신뢰함에 무리가 없었고 믿음을 포기하는 힘이 되었다. 그분의 엄정함이다. 어느 날 시작한 믿음의 새로운 세계에서 어느 때는 하나님의 사랑에 크게 감동되었다. 질리도록 그 사랑에 전율했고 그 사랑을 노래하고 감사했다. 그 사랑에 ‘나도 예수 믿어야 겠다’ 작심했었다. 그리고 어느 때는 족히 세속에 물들어도 짙게 물들 가능성이 많던 청소년시절 그분은 거룩하신 분이셨다. 그분이 거룩하다 여겨 나도 거룩하려 했고 그분이 거룩한 만큼 내가 거룩하지 못해 힘들어도 하고 회개한다고 애쓰기도 했다. 그 중 50년 세월이 흘러가며 두렵고 가장 강렬하고 신뢰가 가는 그분의 모습이 있었다. 그것은 하나님 그분의 엄정함이다. 그분은 참으로 정확하신 분이다. 만물을 자기 임의로 지으신 분이 어련할까 하는 그대로 그러려니 하지만 실제로 그러하다. 지난 날 머리털 하나까지라도 세신다는 그분의 지혜와 지식 계획 눈길을 벗어난 것이 없다. 내 안력이 부족하여 내 눈에 안보이고 내 판단 지혜가 미천하여 잠시 내가 잊고 있었을 뿐 언제나 그분이 계셨다 여전히 그 자리에서 지켜보고 듣고 계셨다. 그분은 참으로 엄위하시고 엄정하신 하나님이시다. 선과 악을 엄정히 판단하시고 상과 벌의 경중을 정확하게 결정하신다. 한 번도 그분을 제대로 속이지 못했고 그분의 눈을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