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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인천 영종대교에서 우리나라 교통사고 역사상 106중 추돌이라는 최다 사고가 났다. 가시거리 15m 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 최초의 사고 이후 어떻게 할 수도 없이 계속 따라오며 박아 버렸다. 그로 또 2명의 사망자와 많은 부상자들이 나왔다. 하루도 평안한 날이 없다.
목사니까 그런 건지, 그런 사람이어서 목사가 되었는지 난 생각이 너무 많다. 내 어린 시절을 애써 뒤돌아보면 골목 한쪽 겨우 엉덩이 살짝 걸쳐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에 멍하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생각에 잠겨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고등학교 시절에도 짧은 점심시간 서둘러 도시락을 챙겨 먹고 교정의 한 모퉁이에서 넋이 빠진 듯이 저 멀리 항구 쪽을 바라보며 오후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날 때까지 생각에 잠겨 있던 내가 생각난다. 어제 낮 시간 오랜만에 감기 기운이 있는 듯 머리가 아파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으나 누우면 더 생각이 많아졌다. 깊은 잠이라도 자고 일어나 기분을 전환시키고 싶었으나 그렇게 잘되지 않았다. 실망하며 책상에 돌아와 또 뭐든 한다.
내 몸의 불편함을 살펴 주는 주치의는 나더러 너무 생각이 많다는 것을 끊임없이 지적했다. 그가 쓴 책은 한국 사람의 고혈압은 그 외에도 많은 종류의 병은 몸과 마음이 지쳐서다는 것을 지적한다. 마음을 지치게 하고 몸을 지치게 하는 핵심이 생각이 많아서란다. 생각이 교감신경을 자극해서 혈압을 올린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도 맞는 설명이다. 그가 좀 더 깊이 이해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생각 적게 하기 훈련을 많이 했다. 합리적인 지적이고 옳다고 여겨 열심히 따라 했다. 어떻게 하면 생각하기를 중지 할 수 있을지 전문가인 그의 말을 따랐다. 생각을 하지 말고 느껴 보라 했다. 전문가의 처방이다 보니 주효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나도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의사의 처방대로 따라 가지 못했다. 아무리 탁월한 처방이라도 할 수 없는 처방은 사실 무용지물이다. 탈무드에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여러 번 읽었다. ‘그걸 누가 모른담! 어디 그럼 한 번 그렇게 해보라’ 식이다. 생각을 적게 하라지만, 나도 지쳐 생각을 적게 하고 싶지만 ‘어떻게 사람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냐’고 항변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면 그는 다시 사람이 어떻게 생각에 지치고 쫓기게 되었는지 짐승의 예를 들어 ‘짐승은 사람과 같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자기 수명을 산다’ 했다. 그때마다 이해는 되어도 더 이상은 어려웠다. 또 생각하고 있다 고 지적을 받을 뿐이었다.
106중 추돌사고 생각의 계속이다. 사람의 생명은 어느 때 파리 목숨 같도록 허무하다 싶을 때가 있고 반면 정말 질기고 질기다 싶을 때도 있다. 너무도 쉽게 세상을 떠나는가 하면 정말 지겹게 마지막 숨을 다시 연장해가는 경우도 참 많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의사 일수록 사람의 목숨에 관하여서 만큼은 결정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항상 양쪽 개연성을 열어둔다. 그 세계는 의사도 모르는 것이다. 사람은 마치 볼트 같고 너트 같은 생각이 든다. 큰 하나님의 세계에서 한 종류의 볼트 같다. 그 수많은 종류 중에서 바로 그 볼트 말이다. 역시 너트 같다. 그것은 정말 하찮은 것이고 또 없어서 아니 되는 중요한 것이다. 하찮은 것은 하찮으니까 하찮은 것이고 그 하찮은 것이 대단한 것이니 대단한 것이다. 사람이 그렇구나 싶다는 것이다. 사람이라고 하는 존재 하찮다고 하면 정말 하찮고, 사람 그 대단하다 하면 정말 대단하다. 둘 다 맞는 말이다. 그 하찮은 것이 초대형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열차 전복을 초래할 수 있고 비행기를 추락시켜 수백 명의 목숨과 재산을 잃게 할 수도 있다. 무슨 소리! 핵발전소가 터져 엄청난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 하찮은 존재 그 대단한 존재가 인간이다.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떤 것은 우연이고 우연 같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우연이 쌓인 필연이다. 어쩌면 볼트 하나같고 너트 하나같은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 인생이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으면서 그 존재의 울림이 대단하다. 우두커니 하늘의 하나님을 바라본다. 하나님 나 도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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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너트 같은 인생
대통령의 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