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는 말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럼에도 바른 말을 해야만 한다. ‘한국교회는 일어설 수 없도록 망해야 한다.’ 망하되 이제 더 소망이 없다고 사망 판정을 받도록 망해야 한다. 군 훈련소에서다. 기본기 훈련 중 높은 포복, 앉은 포복, 낮은 포복 철조망 통과 같은 것이 있었다. 종종 낮은 포복이 생각난다. 하나님께서 낮추실 때는 낮아지는 것이 살 길이다. 머리를 쳐들면 총알이 비 오듯 날아들 뿐이다. 자주 지금이 그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돌아보아 회개하고 진정 새로운 세계를 갈망해야 하는 자숙과 성찰의 때이다.
옛 이스라엘이 그랬다. 이스라엘은 망해야 했다. 망하는 것은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태생적 한계이자 주어진 사명이었다. 망하기 위해, 철저히 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결과가 어떠한지를 보여줘야 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난 나라가 이스라엘이었다. 처음부터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손을 벗어나 인간의 힘과 지혜와 관리를 기대했다. 망해서라도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보여줘야 하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한국 교회에 어디를 봐도 어른이 없었다. 찾아서 여쭤보고 싶은 제사장도 선견자도 목자도 없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는 훈계와 사랑의 매를 든 선배도 스승도 선지자도 없어 슬픈 교회였다. 철저하게 교회와 신앙의 본래 모습이 오도 되어있음에도 이를 전혀 모르지 아니했음에도 사실은 없었다. 북치고 장고치고 환희에 덜 떠 있었으며 돈이 보장하는 안락함과 편안함과 사치와 풍요를 각양 논리로 미화하여 교회를 속화시켰다. 축복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물질주의와 기복주의가 신앙의 본래 정신인양 기라성 같은 부흥사를 비롯하여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여구일출 이구동성으로 한 목소리를 내었다. 경고음은 양심과 일부지식인들의 속임이었으며 논리로 허전함을 달래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다. 가냘픈 소리만 있었을 뿐 감동도, 호소력도, 절박함도 없었다. 처음부터 교회는 성장과 무관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니 성장이 얼마나 무서운 마약인 것을 경고했을 리가 없었다. 성장은 교회의 과제가 아니라 경계해야 할 무서운 유혹이라는 의식이 없었다. 철저하게 세속적 욕망에 편승해 있었으며 오히려 부채질하고 부추겼다. 신앙의 결과가 기복과 뒤섞여 형체를 찾을 수 없게 되어도 누가 나서서 경고음을 울리지 않았다.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시늉만 내었을 뿐이었다. 시늉이 겉모양이 신앙인 줄 착각하고 있었다. 행함이 없는 그 자체로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인정하지 않거나 깊이 헤아리지 않았다. 사실은 신앙의식이 오염되어 있었으며 몰랐던 것이다. 성경을 몰랐다. 교회가 성장하면 안 되는 것을 몰랐고 부자이면 안 되는 것을 몰랐다. 경제적 불편함이 영의 부요를 촉진하는 순기능이 있음을 몰랐다. 경제 성장이 부요가 축복이라고만 소리를 높였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도록 화려해도 달콤함과 천박함에 정신이 빠져 사태의 심각함을 몰랐다. 거짓된 정치가들이 하는 낮은 논리와 헛된 구호 거짓말을 교회가 그대로 베껴 써먹고 있었다. 세상과 차별되어야 하는 어떤 구별됨도 신령함도 없었다. 의식이 있다는 나도 유감없이 동승 했었다.
피눈물을 흘리며 뼈를 깎는 아픔이 있어야 하나 여전히 흉내만 낸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아직 멀었다. 세월호로 상징되어지는 시대의 부패와 타락에 부화뇌동 하였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선동하고 앞장섰다. 교회가 으뜸이었다. 교회의 문을 닫아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교회가 창기가 되고 난장이 되었다. 우리 주님이 보여주신 어떤 모습도 없다. 더 망하고 망해야 그 어느 때 즈음에야 돌아서 바닥을 치고 올라 올 것이다. 주님의 사랑 주님의 열정 주님의 수고와 희생 주님의 섬기시는 모습이 참으로 그립다. 개인도 교회 전체도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망하다 보면 살려할 것이다. |
|
한국 교회는 더 망해야 한다.
유효기간에 대한 묵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