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16.

믿을 수 없는 말들, 이론과 경험 실험마저도....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14.11.23. 17:43:44 글쓴이IP: 121.175.24.209

모처럼 귀한 정보를 얻었다 생각했다. 평소 아 그렇구나 하다 또 속았구나. 했지만 금번에는 제대로 된 새로운 좋은 정보로 보상을 받을 수 있어 기뻤다. 나와 함께 자란 세대는 물론 전후 몇 십 년 까지를 포함하는 꽤 오랜 세대는 양치질과 관련 3.3.3을 수없이 들었다. 이빨이 좋은 것은 오복중의 하나이다 는 말과 함께. 아마도 우리가 제일 처음 부닥치는 어머니의 잔소리 중 으뜸이 양치질이 아닌가 싶다. 수도 없이 ‘이 닦아라’ ‘양치질 했냐?’ 소리를 들었고, 부모가 되고서도 역시나 그렇게 가르쳤다. 제일 많이 지겹도록 되풀이해서 했던 말이지 않을까 싶다. 양치질은 식후 하루 3번 3분내 3분 동안 하는 것이 그 요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입안은 따뜻하고 수분이 많아 유해균이 쉽게 생길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니 식사를 마치면 3분을 넘기지 말고 꼭 이빨을 닦아야 하고 꼭꼭 야무지게 3분 정도의 시간을 지키며 닦아야 하고 하루 세 번은 꼭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거듭해서 그렇게 들었고 배웠으니 혹 그러지 못할 때마다 마음에 죄책을 느끼고 부담스러웠으며 자책하여 다음을 약속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3.3.3 이론이 version up 되었다. 치솔짓을 한 후 8번 이상은 헹궈야 된다는 것이었다. 늘 궁금했던 것이었는데 순식간에 의문이 풀려 너무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치약은 약이 아닙니다. 세제입니다’ 는 어느 침대 광고를 벤치마킹한 패러디(parody풍자)와 함께. 정말 ‘야, 너무 괜찮은 것을 알았다’ 했다. 식구들에게 환기를 시킨 것은 물론이다. 하루에 세 번씩이나 세제를 입안에 들이다 붓고 이를 입안에 남겼거나 대충대충 삼켰다고 생각하니 그동안의 무지가 억울하기도 했지만 바른 지식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다. 단번에 양치질용 물컵을 8번 이상 헹굴 수 있도록 대형으로 바꾸었다. 이후론 부지런히 입안의 몹쓸 놈 세제를 씻어내야 한다는 사명으로 머릿속에 숫자를 세어가며 헹궜다. 이런 귀한 생활의 지혜(?)를 얻은 것이 수십 년 수백 년이 지났을까 그도 아니다. 학설의 근원을 찾아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겠지만 ‘더러운 놈들’ 하고 치사하고 더러워서 검색 확인조차 않았다. 그렇게 황망할 수가 없었다. 양치질 할 때 입안을 너무 헹구면 불소라는 균이 죽어버려 식후 대충 입만 한번 헹구고 제법 있다(30분 정도 지나)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새로운 학설이 나왔다 는 것이다. 쉽게 말해 물로 너무 많이 헹구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불소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까지 했다. ‘더러운 놈의 인간지식!’ 아무리 참고 참아도 너무 한 것이 인간의 지식이다. 중국의 모택동은 아예 양치질을 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는 양치질 않는 자기를 ‘양치질 하는 짐승을 보았냐’ 하며 버텼다 는 일화가 유명하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아마 장계석의 국민당 군대와 싸우기 위해 대장정을 광야에서 지내야 했던 그로서는 당시 생활의 불편함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하는 짐작이 들지만 어쨌든 그는 3.3.3도 안했고 뭐도뭐도 안했다. 자기 방식대로 살았다.
건강이 인간의 기본욕구여서 일까 유독 건강, 인간의 몸,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많긴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이 세상 모든 지식이라는 지식은 그 모양이다. 거짓말 아닌 거짓말이고 겐또나 엉터리다. 뭘 먹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다는 말에는 너무 많은 개인적 특성들이 빠져있다. 따라서 아주 별난 발견마저도 의미 있기에는 너무도 별 의미 없는 말들이다. 옳은 말에 귀 기우리기를 마다 않아 믿고 따랐으나 하도 많이 솎아 성경 외에는 믿지 않겠다 고 선언한 이후로도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옳은 말인가 하여 또 따라 하기를 되풀이 한다. 그러나 너무너무 많이 속아 이제는 진짜 속기 싫다. 내 입에서 ‘저거 다 거짓말 아닌 거짓말이다’는 말을 자주 듣는 것은 그래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