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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형적인 문자 사용형 모바일 사용자다. 매월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그렇다. 정해진 통화량은 남고 문자는 늘 부족하다. 평소 이런 자신의 스타일을 알고 있어 고쳐 보려고도 하나 잘되지 않는다. 왜 일까도 생각해 보지만 알듯 하면서도 여전히 해결이 잘 되지 않는다. 왜 문자에 치중하고 문자를 즐겨 쓸까? 그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대강이라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일단 문자 보내기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지 않고 음성도 듣지 않는다. 따라서 같은 소통이라도 편한가 보다는 생각이 든다. 소통이라고는 하지만 긴장감 없이 실은 자기 생각을 따라 자기 말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정상적인 소통이 아니다. 소통의 모양만 갖추었을 뿐 바른 소통이라 할 수 없다. 나는 할 말 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였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 문자다. 문자를 날리는 자기는 자기에게 다 알렸고 자기에게는 잘 전달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정상적인 쌍방의 소통이 아니다. 문자로 통해 일어나는 불통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문자를 통해 보낸 내 생각과 의도와 달리 오해하고 마음이 불편했던 많은 경우들이 좋은 증거다. 더욱 불편한 관계에 있다든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는 오해의 골이 생각보다 훨씬 깊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 때마다 ‘야, 문자는 바른 소통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문자는 독백이다. 혼자서 다하는 것이다. 혼자 말하고 전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그러니 그것은 충분히 이해한 바른 소통이 아니다. 혼자 말하는 자기 안의 홀로 이해다. 문제는 독백이 그리 합리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그럴듯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시간이 경과한 후 날린 문자를 다시 읽어 보면 자신도 무슨 뜻으로 했던 말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때가 많다. 읽는 사람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앞뒤좌우 문맥이 어떤지 설명도 않고 자기 말만 했으니 상대방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바르게 파악 했을 리 없다. 그냥 넘어가지만 오해와 불평이 쌓여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렇게 자신도 알 수 없는 말이니 하물며 기분이 틀어져 있는 상대방이겠는가. 사람은 이기적이어서 원래 자기 편의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문자는 점점 자기를 소외 시킨다. 그럴 듯한 논리와 표현이라 생각하지만 밝고 건강한 장을 외면한 채 자신을 가두어 놓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전화도 부족하지만 전화로 문자를 대신해보면 훨씬 나은 것을 알 수 있다. 전화는 그래도 같이 화를 같이 낼 수도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상대의 반응을 감지할 수 있다. 문자 보다 훨씬 낫다. 마음이 밝아지고 몸의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낀다. 당연히 만나서 대면하여 눈을 맞추며 표정도 읽어가며 나누는 대화가 더 낫다. 문명의 이기라고 하는 것들이 실은 우리를 자꾸 외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핸드폰 세상 이후 신종(新種) 가장 고약한 것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다. 불리하거나 불편하거나 어떤 이유에서든 받지 않으면 끝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 그러면 끝이다. 모든 관계의 단절이다. 기회조차 없는 끝이다.
문자는 소통이 아니다. 전화도 좋은 소통은 아니다. 전화도 없던 시대, 찾아 가야만 바른 소통이 가능했던 시대로 돌아갈 수야 없지만 그 시대가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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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는 대화가 아니다.
유효기간에 대한 묵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