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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문도 모른 채 인도를 사랑한다. 인도라는 나라 이름을 사랑하고 그 나라 백성 인디안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문화와 풍습들에 관심을 가진다. 인도라는 나라와 그 민족의 장래를 위해 기도한지 수십 년이 되었다. 별다른 배경도 이유도 없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다.
꼭 얘기하자면 발단은 이렇다. 13살 되던 그해 중학생이 되기 전 3월 새봄이 오기 전 이웃 가게의 나이 꽤 많던 아주머니 같은 누님의 꾐(전도)에 빠져 교회를 갔다. 그 이전에도 또 다른 이웃 교회에 성탄절인지 뭔지 남 장에 간다고 따라 나서 듯 한두 번 가본 기억이 있으나 초등학교도 다니기 전의 일이다. 엄청 많은 아이들이 왔었고 신발장에 신발을 못 찾아 마음 졸이던 것과 정신없이 나오는 내게 빵 하나가 주어졌던 기억이 전부다. 그러나 그렇게 시작된 교회는 내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지금도 어느 교회나 그렇지만 교회라고 찾아간 곳에서 만난 형님 누나들은 여태 경험해 보지 못한 살가운 사랑으로 ‘동훈아 왔냐’며 늘 대환영이었다. 교회가 너무 좋았다. 부끄럽게 문을 들어설 때마다 편안했고 배울 것도 많았다. 작은 교회의 담장 쪽에 심겨진 꽃들은 나를 환영하듯 늘 반갑게 웃고 있었고 교회에서의 새로운 경험들은 한정 없이 내 의식을 자극했었다. 그러나 그 교회에서의 생활은 오래지 않았다. 집 가까이 있는 교회여서 였을까. 별로 공부하지 않는 학생들의 분위기가 엄마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고 둘째는 워낙 고매한 인품의 장로님이 옆집에 사셨다. 그래서 옆집 아주머니를 따라 나서 족히 20분 정도는 걸어야 했던 교회가 나의 출신교회가 되었다. 교회에 올인 했었다. 교회생활 만큼 흥미로운 것이 없었고 머릿속은 온통 교회의 가르침으로 가득차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전도 선교를 강조하는 교회의 분위기를 따라 나도 덩달아 저 멀리 어느 나라엔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바울 같이 베드로 같이 살고픈 마음이 생겼다. 그러다 내 얼굴이 제법 까무잡잡한 것에 근거해서 ‘난 인도로 가서 전도해야 겠다’ 는 생각을 품었다. 그 때는 그것이 서원인지 약속인지도 몰랐다. 최근 몇 주 전에도 인도 손님들을 맞았지만 인도사람은 사진을 찍어도 제대로 표정을 볼 수 없을 만큼 아프리카 흑인만큼이나 피부색이 검다. 당연히 당시에는 그런 자세한 정보도 없었다. 이끌리는 대로 받았던 감동이 인도라는 곳의 전부였다. 한 동안 이런 감동을 유지하다 마음먹고 지구본을 하나 사서 ‘Oh Lord! Let me go to India!’ 하고 부산에서 인도로 화살표를 그어 놓았었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났다. 그사이 제법 여러 나라를 다녀왔지만 인도로 갈 기회는 좀체 주어지지 않았다. 제법 몇 번 그 인도 때문에 죄송하여 울기도 많이 울었다. 고통스러워하던 어느 해에는 ‘이제는 직접 가는 것을 포기하고 난 보내는 선교사로 살자’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 보기도 했다. 그러다 작년 어떤 계기로 갈 수 있으면 억지로 라고 가보 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다시 인도가 가까워졌다. 그 이후 인도를 생각하면 얼굴에 미소가 생기고 의욕이 난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인도를 염두에 두고 다시 영어공부를 하고, 인도를 염두에 두고 성경도 다시 보고 신학강의를 준비 하면서 흥분이 일어난다. 이들 곁에서 이들을 이해하며 경험하고 사랑하며 내 할 수 있는 최선을 살고픈 생각이 들면 저절로 행복해진다. 인도의 언어 문화 사회 종교를 이해하고 오랜 힌두교의 풍습을 따라 이상한 계급사회에서 고통당하는 그들에게 예수의 복음을 소개할 것 같으면 어느새 나는 제법 괜찮은 선교사가 되어있다. 주어진 환경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 것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으나 그들 곁에서 그들의 고민 고통 신음 한계 그들의 소박한 기쁨과 행복에 함께 하는 나이면 얼마나 행복하게 남은 생을 살 수 있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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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사랑
유효기간에 대한 묵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