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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아저씨 혹 아주머니 혹 택배 청년. 모두 같은 인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상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매일 같이 보도되는 사악한 일들을 보면 어찌 저런 생각 저런 발상을 하게 되었을까 기절초풍할 정도다. 솔직히 머리가 띵 하다 못해 아찔하다. 그 양상이 실로 기상천외하다. 전천후 적으로 발휘되는 그 수준이 어마어마하다. 사악한 일을 위해 어디 생각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나 꼭 이렇게 악한 일을 위해서만 아니다. 처음 ‘택배’라는 제도가 생겼을 때 ‘야! 대단하다.’ 했다. 싼 비용에 어떻게나 수월한지 절로 감사하고 감탄이었다. 잘은 모르겠다. 최초 어느 누가 돈벌이로 구상했던 것인지 아님 세상을 섬기고 싶은 발상이었든지 아님 둘이 절묘하게 만났던 것인지....... 그 ‘택배 아저씨’(아주머니도 혹 있다)이야기다. 짐작은 했지만 그래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실로 감동적이다.
보통 일을 시작하고 석 달을 넘기는 이가 많지 않다 한다. 너무 힘들어서다. 처음에는 거의 한 달에 10kg가량 빠져 처음 석 달 사이에 20~30kg 빠지는 것은 보통이란다. 급여는 일을 하는 만큼 이어서 그렇게 정직한 직업도 없어 감사하는 이들이 대부분 이다. 서둘러 배달을 끝내고 돌아가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1분 1초를 다투며 정말 열심히 사는 이들이다. 소득은 고생이 고생이니 만큼 적은 편은 아니다. 새벽 같이 영업소에 나가 물건을 받아 배송차에 정리하기를 시작하여 밤늦도록 한다. 집에 들어가면 보통 한밤이다. 그러나 꽉 찬 배송차량이 조금씩 비어갈 때 행복 보람 성취를 느끼고 감사하며 다시 새벽같이 하루를 시작한단다. 간혹 계단에서 다치기도 하지만 보통의 일과가 이렇다.
오래전 젊은 날 이야기다. 늘 다니던 집배원 아저씨가 나를 찾았다. 당신이 오늘 정년퇴직 합니다며 ‘제가 인사를 하고 가는 분은 목사님 한 분 뿐입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하셨다. 너무 어리둥절했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명절마다 작은 선물 하나 드리고 배달하여 마주칠 때에 예의를 갖춰 대했던 것뿐이다. 나는 재래식 시장 통에서 자란 사람이어서 인지 궂은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랄까 애정이 조금 있기는 하나 그 또한 별 것 아니다. 보통 다 할 수 있는 그런 정도다. 한 예다. 평소 가장으로서 우리집 식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식당에 가서 서빙을 받을 때 몇 번이든 종업원이 올 때마다 감사의 뜻을 표하면 좋겠다.’ 나를 비롯해 우리는 그렇게 한다. 다만 요란스럽지 않게 해야 한다. 요란스러우면 자칫 조롱 비슷하게 된다. 겉모양도 겉모양이지만 내면의 모습이 더 중요하다. 비슷한 이야기 계속이다. 우리 교회 초창기 대단히 식도락을 자랑하는 집사가 있어 늘 먹는 이야기며 먹으러 가자는 말을 자주했다. 그런 그와 두세 번 식사를 같이 하고는 만정이 떨어졌다. 창피해서 도저히 같이 있을 수가 없었다. 종업원 대하기를 자기집 가정부에게도 그렇게 할 수 없이 얼마나 자주 많은 것을 요구하고 막 대하는지 그 자리에 내가 목사라는 것이, 교회에서 왔다는 사실이 너무 창피했다. 당연히 나는 이후 그와의 자리에는 갖가지 핑계를 대곤 빠졌다.
난 오래 전부터 택배 아저씨나 집배원께 곧장 음료수나 빵을 드렸다. 실은 이것 보통 어려운 일 아니다. 보아 알듯이 어떻게나 빨리 돌아서 버리는지 그 작은 일을 하려면 띵똥 소리와 함께 초긴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아예 작년부터는 “택배 아저씨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조심히 다니세요. 1분만 시간 내 주세요.” 하고 출력에 코팅까지 해서 문밖에 붙였다. 그리고도 시간 빼앗지 않기 위해 서둘러 준비된 빵과 음료를 드린다. 물론 음료수도 일부러 마련해 둔 것이다. 그 목사가 하는 말이다. 우리 성도들도 이렇게 했으면 한다. 일부러 예수 믿으라 해도 되지만 안 해도 된다. 오래 거래를 하다 보면 택배 아저씨들 집안 사정도 거의 짐작한다. ‘이 집은 교회 다니구나’ 알게 되어 있다. 꼭 그렇게 해 보자. 들이는 정성에 견줄 수 없는 보람과 재미가 쏠쏠하다. 단 신속하게 예의를 갖춰 편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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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아저씨
주의 길을 가는 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