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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이기는 하나 적당한 제목일지 모르겠다. 「라면 같은 사람」이라.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인지 덜 좋은 혹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인지조차 쉬 짐작이 가지 않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모 종합편성방송의 「먹거리 X파일」이란 인기 있는 프로그램도 한 몫을 했다. 온통 나라가 먹방(먹는 방송프로그램)이다. 어느 나라인들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먹거리에 관심이 없을까마는 가까운 중국을 비롯하여 음식문화로 유명한 태국 이태리 프랑스 최근에는 동남아의 베트남까지 가세하여 야단이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다. 아무튼 우리도 꽤 대단하다. 아마 이 반열에 별로 나서지 못하는 나라라고는 미국뿐이지 않은가 싶다. 미국은 역사가 짧고 다민족의 이민으로 이뤄진 연방국이라 ‘미국 것’이라는 특별한 먹거리가 별로 없다. 햄버거 치킨 콜라가 고작이다. 그나마 치킨 유명세는 우리나라에 내줘야할 판이다. 한국의 바삭바삭한 식감의 프라이드치킨이 이태리에서도 인기 절정이라는 글을 오늘(4월 4일)어는 음식 칼럼리스트의 글에서 읽었다. 물론 미국의 경우는 다양한 민족이 쏟아내는 다양한 먹거리가 강점이기는 하다.
30년이나 지난 오래된 이야기다. 새마을 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을 향해 오는데 앞자리에 여행객으로 보이는 외국인 둘이 앉았다. 짧은 영어로 얘기를 하다 ‘한국음식 중 뭐가 제일 맛있더냐’ 했더니 당시만 해도 불고기나 비빔밥을 기대했는데 여행객 이어서였을까 ‘라면’이라 하기에 ‘맞장구’를 치곤 같이 많이 웃었던 적이 있다.
오늘 그 라면 이야기 한 마디다. 위의 먹거리 X파일도 드디어 라면을 건드렸다. 이상한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청정 착한 먹거리가 초점인 프로그램의 특성상 라면이 제대로 걸려든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반 궁금증 반 해서 솔깃했었는데 결론은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보류’내지 ‘연구’ ‘개선’ 정도로 그쳤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아무리 인기를 끄는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그 위대한 ‘라면님’을 보고 ‘저질식품’이니 ‘나쁜 식품’으로 판정 내리기는 쉽지 않을 텐데 하였는데 예상과 같았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착한라면’ 만든다 하더니 대량 생산이 어려운지 이후 별 무소식이다.
라면은 정말 맛있다. 해외여행을 다녀 보면 제대로 실감난다. 최근에 있었던 해프닝이다. 어떤 귀국 항공기에서 1등석 손님이 라면을 시켰다. 라면은 보통석에는 서비스가 없다. 그 승객이 승무원에게 무례하게 하여 화제가 된 사건이다. 실은 1등석 무지 비싸다. 같은 비행기를 타도 무려 이코노미스트석 4번을 다녀올 수 있는 가격이다. 그러니 아무나 못 탄다. 이렇듯 라면은 배고픈 하숙생이나 고시촌의 없는 사람들만의 애용식품만이 아니라 하늘 위 침대처럼 누워서 갈 수 있는 1등석 손님도 찾는 별난 식품이다. 만인의 먹거리다. 군대 가서 제일 먹고 싶었던 것이 라면이었고 장기 금식을 하면서도 제일 먹고 싶은 것이 라면 이었다. 여행 중 연속되는 호텔의 고급식사 와중에도 속의 느끼함을 해소시킬 수 있는 것은 단연 라면이었다. 된장국도 좋지만 얼큰한 라면이 역시 제일 이었다. 그 라면이 간식일까? 그러나 실상 라면이 대한민국의 주식 반열에 오른지 오래다 평생 라면을 먹고도 건강을 유지 한다는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라면이 보통 사람의 주식 중의 인기 주식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라면은 라면이 없었더라면 최소한의 식사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충분하고도 넉넉한 최적의 식사가 된다는 사실이다. 라면을, 예를 들어 나트륨함량 식품첨가제 MSG등의 첨가물을 들어 나쁜 식품 취급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그도 그리 분명한 것은 아니고 반론이 많다. 앞서 언급했듯이 먹거리 아무개도 다 규명하지 못했다. 이 라면을 우리 국민 한사람이 5일에 한 개씩 연간 72개가량 먹었다. 2위 인도네시아의 57개에 비해 15개 차다. 일본도 라면이 유명한데 42개니 비교가 안 된다. 값싸고 맛있고 배부르기 까지 한 라면이 얼마나 건강에 안 좋은지 모르겠다. 이점은 국가차원에서 라면의 비중을 생각해서라도 더 살필 일이다. 생산하는 회사들도 돈벌이도 돈벌이지만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더 좋은 국민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목사인 나는 그냥 어디 라면만한 그런 삶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라면만한 사람이기에는 많이 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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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같은 사람
유효기간에 대한 묵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