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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친지 중에 불교에 굉장히 열심인 이가 있었다. 평생 절에 적을 두고 당신의 자녀들에게도 적잖이 강조하여 아들 딸 며느리들 중에 기독교신앙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꽤 힘들어 했다. 어느 정도 성공하여 살아온 만큼 자신도 있는 분이었다. 최근 그분을 만났다. 그분이 목사인 나더러 들으라며 ‘귀신이 어디 있나? 귀신 없다. 귀신이 있으면....중략. 극락이 어딨으며 천국이 어디 있나? 누가 가보기를 했나?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 했다. 혹 성의껏 듣고 있던 내가 동의해 주길 바랬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듣던 나는 뜻밖의 말에 꽤 충격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진지하게 불교생활을 하시더니 그건 다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분 못지않게 평생을 부지런히 절에 다니던 또 다른 친척이 있었다. 위 언급했던 이 못지않았다. 그는 시어머니가 시골에서나마 오래 전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여 권사이셨지만 자기만의 길에 자신이 있었던지 젊은 날부터 열심히 절을 드나들었다. 그 영향 때문이었을까? 서울 명문대학을 다니다 결혼하여 가정을 꾸려가던 딸이 결혼하여 얼마나 지냈을까 세상 모든 인연을 다 끊고 그야말로 출가(出家)를 해버렸다. 그동안 잘 돌보았지만 아직 더 살펴줘야 할 자녀들과도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머리밀고 적삼입고 절로 들어가 버렸다. 평불자가 아니라 정식으로 불교에 귀의하여 승려가 되었다. 어린 시절 꽤나 정겹게 ‘오빠’하며 따르던 동생이 승려가 되어 일시 혼란했으나 때가 되면 심각하게 서로의 믿음에 대하여 논쟁이든 포교든 전도든 설득이든 뭐든 할 기회가 있으리라 싶어 종교적 편견을 떠나 자기 갈길 이라고 찾아간 동생에게 자기 길이 있으리라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 아버지와 어머니가 출가한 딸로 인해 노년의 삶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것이다. 열심히 절에 다니던 이가 딸이 승려가 되었다는 사실에 그렇게 절망하다니? 왜지?
교회는 아직 그렇지는 않다. 개신교든 로마교든 가족 가운데 누군가 신학을 하고 목회자로 자신을 하나님께 헌신하는 경우 대부분 진심으로 축하한다. 내 경우다. 아내를 선택할 무렵 별로 신앙이 깊지 않았던 언니 심지어 교회에 입문도 하지 않았던 아내 될 사람의 아버지 어머니도 목사의 아내로 살아갈 딸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축하하고 내게도 ‘잘되었다’고 덕담을 했었다. 그런데 왜 저들은 그렇게도 비참하게 생각했을까? 왜 자기 종교에 귀의한 것을 그렇게 못할 짓 한 것처럼 어른들의 삶이 망가지도록 깊은 나락에 빠져들었을까? 둘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어서일까?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꼭 이웃 종교에 한한 일일까? 저들에게 젊은 날 그렇게 열심히 하였던 ‘신앙’이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혹 언젠가 교회도 그렇게 절망적 일 때가 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법이다.
적어도 자기가 선택한 신앙에 대한 확신은 있어야 한다.
그 내용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히브리서 말씀이 그렇다. 믿음에 대하여 정의하기를 믿음은 ‘하나님이 계신 것과-자기 신앙의 대상에 대한 확신이다. -또한 자기를 찾은 자들에게 상주시는 자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자기신앙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야 한다 는 말이지 않겠나. 타산지석이라 했다. 가까운 주위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 나와 우리 주변의 신앙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뭘 믿고 있는 것일까? 주변을 보면 시간이 흘러 무슨 엉뚱한 짓을 할지 모르겠다 는 불안감이 없지 않다. 신앙에 조차 신뢰가 없는 무신(無信)한 세상을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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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유효기간에 대한 묵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