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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이 있고 신약이 있다. 순서가 그렇게 되어있다. 누가 더 세냐, 무엇이 더 우월하냐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이 더 중요하냐 덜 중요하냐의 문제이지도 않다. 순서가 그럴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어있다는 말이다. 혹 신약이 결론적으로 더 중요할지 몰라도 그렇다고 신약이 먼저일 수 없다. 동일하게 율법이 먼저고 복음이 다음이다. 복음이 먼저일 수 없다. 율법이 앞서 자기 일을 하고 나서라야 복음의 역할이 발생한다. 즉 신약이 구약의 완성이라 하여 구약을 초월할 수 없고 복음이 율법의 완성이라 하여 율법을 초월할 수 없다.
‘내가 율법을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율법을 온전케 하러 왔다’하심으로 예수께서 친히 둘의 관계를 잘 정리하셨다. 율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얻는 복음이 소개되기 전 인류가 공히 지켜야 하는 보편법 곧 자연법이다. 만유에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이다. 그 기반위에 은혜 위에 은혜로서의 복음이 소개되고 증거되고 선포되고 받아들여졌다.
우리말 ‘율법’으로 번역된 ‘율법’은 영어같이 차라리 ‘법들’이라고 하면 더 나았을 뻔 했다. 개역성경 사용자 입장에서는 공연히 ‘율법’이라 하여 그 율법을 받은 유대인들 자기들에게만 통용되는 제한된 법으로의 오해가 컸다. 기독교이후에도 역시 교회 다니는 자기들에게만 통용되는 자기들만의 종교적, 제한적(신비(神秘)적 의미가 다분히 포함된)의미로 오해가 컸다. 교회밖에서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기독교회 진리의 보편성을 인정하지 않으니 더욱 그럴테지만- 문제는 교회 안에서조차 오해가 컸다던 점이다. 바울의 로마서나 갈라디아서가 야고보서와 충돌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 좋은 일례다. 그래서 가장 늦게야 야고보서는 신약성경에 편입되었다. 그리고 교회는 어떻게든 둘 다 상하지 않고 같이 가기 위해 조합이 어려운 둘의 조화를 위해 궁리를 많이 했었다. 아래와 같이 해결하면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을 공연히 고민했던 셈이다.
우리가 말하는 ‘율법’은 만인이 다 지키고 따라야 하는 그냥 ‘법’이다. 그 법에 저촉되면 위법이 되고, 자연의 질서를 초월하거나 어긴 것이 된다. 따라서 율법은 상식이자 기본이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도덕과 윤리다. 모든 이들의 삶속에 깊이 베어야 하는 기본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교회가 율법을 외면해 온 것에는 몇 가지 구조가 있다.
첫째는 복음이 가져다 준 의미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복음의 감격과 울림이 대단하면 할수록 인간의 행위 그까짓 것은 하잖아 보일 수 있다. 아니지만 이해가 되는 경우다. 둘째는 이 같은 이유로 율법은 점점 가려져 교회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셋째는 worse & worse 소위 점점 더 악화되어 미처 상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교회가 자기 본분을 잊고 복음의 장막 뒤로 숨어 버린 경우다. 어쨌든 그러지 말아야 하는 데, 그 사이 순기능적으로 아주 율법적이어야 할 교회가 율법의 역기능만을 강조한 채 망가져간 것이다.
최근 일간지에 교회와 일반인의 주요종교 ‘신뢰도’에 대한 여론조사가 발표되었다. 보나마나다. 천주교 〉 불교 〉 기독교 순이다. 순위만 문제가 아니다. 순위 사이의 격차가 기독자들 얼굴 들고 못 다닐 정도로 예상을 넘어섰다. 교회와 교회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위 아래도 모르고 욕심 많고 이기적이고 별로 도덕적이지 않고 사회정의를 외면하고 불쌍한 이웃에게 관심도 없고 자기 배만 불리려 하는 사람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외인들에게 교회는 종교로서의 기본이나 상식정도도 안 되는 집단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주제에 어떻게 ‘교회 오세요’ ‘예수 믿읍시다’ 할 수 있겠느냐 말이다. 복음은 결코 율법을 초월할 수 없다. 아주 쉬운 기본에서 부터 다시 시작해야 교회의 영광을 회복하고 복음의 확장을 꽤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들이 왜 이렇게 되었나 교회의 주인께서 통곡하실 것 같다. (베뢰아신문 2014년 1월호 시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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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도덕은 기본이고 상식이다.
유효기간에 대한 묵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