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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인간적으로 보면 행운아요 복 받은 사람이다. 두 분의 대단히 훌륭한 어머니를 모셨다. 모시길 뭘 모셔, 그분들의 지극한 사랑을 받고 살았다. 한분은 어머니 권사님이고 다른 한분은 장모님 권사님이다. 어느 어머니 치고 훌륭하지 않은 분이 어디 있을까마는 두 분 어머니는 정말 대단한 분이다. 어쩜 그렇게 지혜롭고 경우가 반듯한 삶을 살았을까싶은 두 분이다. 특별히 두 분의 탁월함은 나눔과 섬김에서 돋보인다. 난 밥장사하는 우리 어머니가 얼마나 그 어려운 시절 -사실 어렸을 때는 다들 그렇게 살았으니 그 시절이 그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식당이다 보니 빌어먹기 위해 우리 가게를 찾아오는 많은 걸인들에게 얼마나 쉽게 그리고 편하고 넉넉하게 밥을 퍼주는 것을 보고 자랐다. 그런 나의 어머니를 보고 한 성공한 친구는 동훈이 어머니는 자신의 영원한 스승이라고 까지 했다. 장모님도 대단하다. 시간을 아끼느라고 서울 가는 길에 처가에서 친구들을 몇 번 만났다. 그 잘나가는 친구들도 예외 없이 돌아갈 땐 봉투를 한 장 얻어갔다. 장모님이 주시는 용돈이었다. 뿐만 아니다. 장모님이 다니시는 교회의 관리집사는 내가 목사 초임시절 교회의 신실한 집사였다. 그들이 상경해 큰 교회의 관리집사가 되었다. 그들에게서 장모님에 대한 덕담, 칭찬을 참 많이 들었다. 내 속으론 ‘장모님이 이들을 얼마나 잘 섬겼으면 저리 칭찬할까’ 싶었다. 은퇴하고 생활이 어려운 연로한 여전도사님들이 수시로 들러 도움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직접 보지 않아도 족히 그럴 분이었다. 덕에 난 일찍 결코 누구나 쉬 넘볼 수 없는 섬김과 나눔을 배우고 자랐던 셈이다.
그 장모님에 대한 다른 뒷담이다. 언젠가 장모님께서 무슨 말인가 뒤에 이런 얘기를 했다. ‘그 돈 다 내 돈 아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쿵 하며 큰 삶의 지혜가 내 마음 한 구석에 담겼다. 말씀인즉 경조사에 들어온 부조가 다 내 돈 아니다. 내 돈인 것처럼 혼자 쓰면 안 된다는 말씀이었다. 그래서 찾아온 하객이든 조객들에게 거의 다시 돌려주고 조금만 내 몫으로 남겨야 한다는 뜻이었다. 얼마나 대단한 경우이고 지혜인가 말이다.
나이 들어가며 여러 경조사를 다니며 다양한 경우들을 보았다. 부산에서 서울을 다녀오는 것은 다반사이고 전라도 아주 깊은 곳에도 가보았고 늦은 밤 충청도 어디도 찾아가 보았다. 가야할 곳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어디든 가야할 곳을 찾아 나서는 것이 경조사이다 보니 사정이 어려울 때는 경.조사비에 여비까지 더하면 경비가 적잖이 들었다. 그러나 따질 겨를 없이 다녀오지만 마음에 짐이 되기도 할 때에 어떤 이는 억지로라도 챙겨 주었다. 심지어 부조금마저 되돌려 주는 이도 있었다. 같은 일을 당해도 처사가 각기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나눔이 없는 삶 독점과 독식만의 삶은 결코 요령 있는 삶이 아니다. 그것은 자학과 수치의 다른 모습이다. 자아독식은 모두를 황폐케 하는 외롭고 힘든 삶을 초래한다. 잘난 채 하지만 세상을 황패시킬 뿐만 아니라 마침내 자신마저 외로워 더 살 수 없는 파멸로 몰아가는 삶이다. 할 수만 있으면 나누며 섬기는 삶이어야 함께 살고 싶은 세상이 된다. 억지로 라도 하면 좋은 세상이 흉내라도 내게 된다. 예수님은 철저하게 그렇게 사셨는데 그 따르는 사람들은 별로 그러지 못하다. 참 잘 못 배웠다. 오늘 교회의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으로 된 것이 마음 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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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들어왔다고 다 내 돈 아니다.
유효기간에 대한 묵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