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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길지도 않은 생이나 그렇다고 짧지만도 않은 한 생에 용납하기 힘든 일들이 너무도 많이 일어난다. 열심이 나서 정신없이 주를 섬기던 시절이어서 당시에는 더 실감이 컸었다. 서울의 한 고가를 달리던 승용차가 난간을 벗어나 아래서 떨어지면서 아래서 달리던 승용차를 덮쳐 사망사고를 낸 적이 있었다. ‘야, 세상에 어찌 그 같은 일이 있는가!’ 했다’ 한동안 그럴 수도 있는 인생이 너무 허망해서 더 더 주님을 깊이 묵상했었다. 그리고 가까이서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세계 최고의 지진학자 탐사팀이 용암이 끓고 있는 활화산을 현장 탐사중 현장에서 지진이 터져 일행이 몰살하는 경우가 있었다. 아무리 지진이 인간의 예측을 불허한다지만 그럴 수가 있나 싶어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완전 맨붕 상태에 빠졌었다. 해도 해도 너무 하다 싶었다. 지진은 인간의 예측을 불허한다는 설명으로 너무도 적격인 사례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했다. 실로 인간은 얼마나 무력하고 무지하고 한심한지 뼈에 사무치는 일이었다.
그보다 결코 덜하지 않은 일이 최근 우리 가까이서 일어났다. 아파트의 현관에는 아빠와 딸의 모처럼 외출로 마냥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어서와. 가자’ 별안간 딸아이의 머리위로 벼락같이 이상한 물체가 떨어지더니 아이는 더 숨 쉴 겨를도 없이 죽고 말았다. 위층에 살던 평소에도 정신지병이 있던 아저씨가 목숨을 끊고자 뛰어내렸다는 것이다. 마침 그 순간 외출을 나서던 아래층 소녀 아이가 봉변을 당했던 것이다. 더욱 그 아이의 아빠는 119대원이라고 했다. ‘야, 그 아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내가 숨이 막히고 눈물이 났다. 아이를 생각하면 이 더러운 세상에 못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현장에 있으면서 사랑하는 딸아이를 위해 무슨 일도 할 수 없는 채 무참히 떠나보내야 했던 그 아빠가 119구조대생활을 할 수 있을까? 소위 외상후증후군이라는 불안 증세를 무슨 재주로 감당할 수 있을까? 나도 남의 일 같지 않게 며칠째 말도 못하고 끙끙 앓았다. 신이 있다면 아니 신이 있다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다 있을 수 있을까? 그 수많은 시간 중에 왜 하필 그 시간 떨어졌으며 왜 하필 그 시간 내 아이가 지나다 참변을 당해야 했을까? 누구에게 어떻게 이 원한을 풀 수 있을까? 도저히 그냥은 지날 수 없이 마음에 담아둔 아픔을 펼쳐본다.
우리가 구약성경 욥기를 무심코 지나가기 못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무엇이 잘못되었습니까? 당신은 어디에 계시나요? 왜 이렇게 침묵하십니까?
저를 왜 이렇게 대하십니까? 그때 욥은 끝내 친구들의 질책에도 항복하지 않고 자신의 정당함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간다. ‘내가 동으로 가도 그가 없고 서로 가도 그가 없구나. 그렇다면 마침내 내가 육체 바깥에서라도 당신을 뵈오면 나의 무죄함을 변백할 것입니다.’
신앙이 화려하고 신날 때도 없지 않지만 보통 신앙은 그리 낭만적이지만 않다. 처절히 처절하도록 불합리와 모순에도 하나님을 인정해야 하는 전쟁이다. 고독이다. 외로움이다. 결단과 선택의 연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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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의지합니다.
주의 길을 가는 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