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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게 비지떡이다 는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 혹 기회를 잘 잡거나 발품을 팔아 싼값에 좋은 물건을 얻을 기회가 전혀 없지야 않지만 그도 벌써 그만큼 발품을 팔았거나 기회에 민감한 덕이다.
가까운 목사님이 한 얘기다. 당신에게는 옳은 옷 같은 옷이 없는 데 - 내가 봐도 늘 그랬다.― 어떻게 하다보는 늘 그렇게 산다고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싸구려 옷은 영 볼품이 없거니와 오래 입지도 못한다 면서 ‘앞으로는 좀 비싼 옷을 사서 몇 해 더 입는 게 낫겠다.’했다. 난 들으며 속으로 ‘글쎄나!’ 했다. 그땐들 몰랐을까. 형편이 넉넉지 못하고 검소한 생활이 몸에 익다보니 값비싼 옷을 사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때마다 평소의 합리적 생각은 간 데 없고 또 이전같이 싸구려 적당한 것을 사고 사고 했던 것이다. 내가 늘 그러니 하는 말이다.
난 웬만하면 매일 오전 운동을 한다. 오랫동안 돈을 주고 어딜 다녔지만 여러 이유로 편치 않아 집에 있는 기구로 운동을 한지 1년이 넘었다. 먼저 맨손체조를 알뜰하게 하고, 무거운 기구도 들어 올리고. 마지막으로 40분간 러닝머신 위를 몸이 흠뻑 젓도록 걷고 달린다. 이 러닝머신이 문제였다. 처음 그룹홈에서 필요하여 운동구점에 들렀을 때도 다른 여러 제품들을 보고 웬걸 저렇게 비싼 것이 있나 의아해하면서도‘뛸 수 있으면 되지’ 했었는데 그후 헬스장을 다니다보니 영업점 러닝머신은 가정용의 열 곱은 족히 더 되는 것을 알았다. 그 참, 뭣 한다고 그리 비싼지.......이유를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집에 있는 러닝머신은 벨트가 계속 한쪽으로 밀렸다. 거의 매일 조정을 해도 한쪽으로 밀려 하다 중단하고 중단하고를 되풀이 한다. 불편하고 짜증스러운 것이 물론이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 걷는 위치를 계속 옮기므로 벨트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나 그도 정면을 보고 걷기보다 자꾸 발판을 봐야 해서 이도 영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운동 중에 딸까닥 딸까닥 잡음이 들려 자세히 보니 찢어진 벨트가 프레임에 걸리는 소리다. 벨트도 찢어지나! 두 번째 ‘싼 게 비지떡이라더니’하는 말이 나왔다. 몇 번 보수를 했으나 여전해서‘벨트가 얼마 하겠나. 만원이며 되겠지’ 하고 A/S를 신청했더니 출장비 포함하여 15만원이라고 한다.‘야, 해도 너무 하다.’ 싶어 인터넷상에서 검색을 하니 벨트 값이 8만원이고 소비자가 하기는 좀 어렵다는 말을 붙였다.‘이것도 아니다,’싶어 ‘믿져야 본전!’ 둘 다 포기하고 좀 더 확실하게 보수를 했다. 한 달째 이상없이 사용하고 있다. 만원이면 하겠지 했던 것이 15만원, 작업비 빼고 8만원 끝내는 0원이 되었다. 빗대어 두 가지가 생각난다. 먼저 어릴 적, 경건한 목사님들에 대하여 들었던 이야기의 하나이다. 이전 속했던 교단에 신사참배로 일경에 끌려가 입술이 찢기기도 하신 성경박사 ○목사님이 계셨다. 그 목사님께서 당시 돕는이에게 돈을 주며(예를 들어 만 원 한장) 뭐도 사고, 뭐도 사고 하셨단다. 당시에도 턱없이 적은 금액이었던 것이다.
『난 꽤 세상 돌아가는 것에 뒤지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자신이 없다. 뭘 사도 내가 생각했던 금액보다 훨씬 큰돈이다. 와이셔츠, 구두, 넥타이 그리고 아내를 따라 나선 시장구경........예상을 너무 벗어나 여러 이유로 두려운 생각이 밀려온다.
둘째는, 아끼고 또 아낄 수 있는 힘이다. 엊그제 딸아이에게‘돈이 남아돌 때까지는 아끼고 또 아껴라, 그래서 선한 일에 쓰라’고 했다. 없는 사람도 아껴야 하지만 있는 사람도 아껴야 한다. 편리한 데로만 하였으면 15만원 떡 사먹었을 것을 한 푼도 더 들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옹색하게 살다보니 매일 하는 운동, ‘또 탈이 나면 그때는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남아있기는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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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8만 1만 0원
내가 예수 믿어 얻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