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0.

불가사의(不可思議)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3.04.17. 09:27:05 글쓴이IP: 61.248.69.113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예수를 선택하고 믿음을 갖게 되었을까?
나같이 따지기 좋아하고 앞뒤 논리적으로 맞아야 수궁하는 사람이
쉬 이해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투성이인 믿음을 갖게 되었을까?
그보다도 지난 38년 동안 그렇게 엉망진창이었던 니의 일생에
믿음만은 전혀 나같이 않게 그 형체를 보존할 수 있었을까? 왜 나는 그토록 예수께 몰두하였으며 그렇게 주님이 좋았으며 사랑하였으며 대신동 시장통2층 내 방에서 몇 시간씩 목이 터져라 찬송을 부르며 철없는 것이 무엇을 보고 발견하였던지 20분 이상을 힘써 걸어가야 하는 교회를 찾아 그렇게 울며 부르짖었을까? 왜 그토록 무엇이든 주님께 드리고 싶었으며 당신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졌을까? 생각할 때마다 쉬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주의 현대 의학으로는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중한 병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과 그 가족들을 보며 거의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먼저 오해하지 말기를 부탁드린다. 이는 그분들에 대한 꾸지람이나 흉이 아니다. 매주일 주보에 실리느 글의 제목 그대로 '주일수상'이다. 나의 의식세계를 떠나지 않는 진리의 오묘함을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왜 그렇게도 주님을 바라지 못할까? 말로는 결코 그렇지 않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더 이상 도움을 바랄 수 없는 지경이라며 왜 목숨을 걸고라도 한번 주님을 감동시키려 하지 않을까? 왜 주께서 응답하시기까지 가슴을 찢고 회개하고 그의 도움을 얻기 위해 간구하기를 몇 달이고 몇 주고 주께 매달리지 않을까? 의문은 끝이 없이 이어진다.
그야말로 불가사의이다.
애써 결론이라면 믿음조차도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헤였다는 사실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