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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가슴 설레이는 말이다.
글눈을 뜨고서 감동 깊게 혹은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여럿있다.
초등학교 6학년 그 바쁜 중에도 세 번이나 읽었던 삼국지 중학교 1학년 영어학원도 가지 않고 다락방에 숨어 읽다 들켜 혼이 났던 러브스토리, 호든의 주홍글씨,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 까라마조프가의 형제 그리고 헤르만헷세의 데미안, 싯달타, 유리알 유희 등등이 주로 흥미와 감동의 문학이었다면 대학이후 사회적 자세를 확정시켜준 것으로는 단연 '소유냐 존재냐'가 시작이었다. 처음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읽은 지도 무려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이제 와서 뒤돌아보는 내 인생은 무소유의 풍성한 존재의 삶을 살아왔음을 발견하다. 나는 내 소유라 할만한 것이 없다. 너무 없다보니 요즈음은 '그야말로 영세민수준이다'는 생각이 들 때도 종종있다. 그러나 내 주위 보통의 대부분이 알고 있는 바같이 나는 무엇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집 있지, 차 있지, 매일 비싼 돈들여 운동하지,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문화적 생활을 하지, 또 아이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교육환경을 제공하지 ...... 그러나 나는 정말 빈털터리이다. 만일 교회의 성직자가 아니고 가지지 않고 단지 존재함에 대하여 일찍부터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다면 가난한 자신의 모습에 불안해 하고 많이 흔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이 일찍 신앙생활을 통해 인생관이 확립되었었고 그와 함께 에리히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 '건전한 사회' '너희가 신과 같이 되리라' 등의 몇 권을 읽으며 소유하지 않는 다만 존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청년시절의 결심이 내게 현실이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과거가 되어 버렸다. 교회재산도 그렇다. 그럴싸한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림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나 나는 교히를 대표하여'소유하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한 지 오래이다. 누구의 소유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것이 꼭 우리 교회의 이름이어야 하는가? 광야에 버려진 것 같이 교회를 개척한 후 무려 15년 만에 제대로 서재가 있는 사택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공부방은 내가 살아 숨쉬는(존재하는)공간이다. 얼른 옮겨 공부도 하고, 묵상도 하고 부지런히 교회를 잘 돌아보고 싶을 뿐이다. 내것은 아무것도 없다.
주님이 주시는 것으로 살다 내 이름으로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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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안수집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