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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국민학교 시절 곧잘 "정숙"이란 표어를 보았다.
아마도 조용히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이렸다!
안 가본 곳이 없도록 지구촌 곳곳을 다녀보신 어떤 목사님께서도 그랬다.
한국 사람들은 종자(씨)가 튀는 종자인가 보다고.
세계 어디에 흩어져 살든 한국 아이들은 정신을 못 차리도록 뛰어다니고 시끄럽게 소란을 피우기 일쑤인 것을 빗대어 하신 말씀이다.
어딜 가든 조용~ 하다. 어딘가에는 10대 20대들이 즐기는 광란의 무대가 없지 않으련만 드러난 사회전체는 적막하도록 조용하기만 하였다.
여행 중, 돌아가서는 말소리를 많이 낮추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그곳은 조용했다.
한 선배 목사님이 직장생활을 하는 딸아이에게 여름휴가를 맞아 한국을 다녀오게 했다.
한국문화를 배우는 코스에서 조국의 문화를 배우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니 좀 더 머물렀다 오라고 했더니
아이가 예정보다 많이 빨리 귀국을 하였더란다.
이유인즉 "도저히 시끄러워서 더 못 있겠더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사실 시끄러운 작업장에서 일을 하는 이들은 자신의 말소리가 보통
사람보다 크다는 것을 잘 모른다.
그들은 소곤소곤해도 될 말을 마치 싸우기라도 하듯이 떠들어 댄다.
그러면 왜 이들은 정숙한 생활을 할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자신의 프라이버시 못지않게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려는 문화적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 며칠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1,000만 명을 넘었다고 떠들어 댄다.
세계 제1위란다.
정말 대단한 역동성이다.
역시 우리는 한다면 한다. 그것도 잘 해낸다.
그러나 역동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본이 되어 있는 사회이다.
여행 전에도 그랬지만 여행을 다녀온 후로는
옆자리 식탁의이야기 소리를 다 들으며 마치 골목시장 같은 식당은 아예 질려버린다.
출퇴근 시간,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안의 왕왕거리는 라디오 소리,
기사아저씨가 즐기는 트로트, 뽕짝조의 가요는 짜증의 정도를 넘어
사람을 돌아버리게 할 정도이다.
혐오감, 거부감...... 도저히 이런 곳에서는 더 못살겠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그러나 그도 잠시 한동안 꽤 낮추었던 내 목소리도 거의
원대 복귀한 느낌이다.
좀 주위를 배려하자.
경쟁에 시달린 고달픈 일과에 더 피곤치 않도록 말소리라도 조금
낮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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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보았나(5) 정숙한 생활
평신도
